제주나들이 @ 무인카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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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와서 맨 처음에 가본 카페가 있다.

 

무인카페 산책이다.

 

카페지기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제주살이 정보를 얻던 시절

 

제주에 와서 혼자 찾았던 곳이 이곳이다.

 

지금은 외관은 리모델링이 되었지만

 

실내공간은 그 시절 그대로이다.

 

14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별다른 공간이 없던 고내리 포구에

 

무인카페라는 단어조차 낯선 카페 '산책'이 자리를 잡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해준 듯하다.

 

카페에 달린 수많은 포스트잇 종이들을 보면서

 

참 다양한 사람만큼 많은 사연들이 있구나 싶다.

 

모두가 자신만의 인생의 짐을 가지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그러다가 힘에 부치면 좀 쉬어가도 된다.

 

그 쉼이 필요할때 이곳을 발견하고 오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단지 이 공간에 들린 것만으로도 용기를 얻고 쉼을 얻는다고 하니

 

놀라운 공간임에 분명하다.

 

나도 종종 찾아간다.

 

손때 묻은 책상과 걸상도 맘을 따듯하게 해주고

 

나무 돈통을 보면 카페지기와의 추억도 생각난다.

 

 

윗글을 읽으면서

 

긴 시간 동안 카페지기가 겪었을 일들이 조금은 보이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지기는  계속 이 공간을 지키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벌써 편의점이나 다른 아이템이 들어서야 할 공간인데 말이다.

 

 

이 공간을 유지하던 카페지기는

 

이제 작가가 되었다.

 

(김기철 작가) 김기철 검색결과 | 교보문고 (kyobobook.co.kr)

 

사람이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또 공간이 사람을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변하는 것이 미덕인 듯 보이는 이 땅에서

 

변하지 않고 쉼과 평안과 추억을 선물해 주는 이 공간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